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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게시판의 "오산리 대형 화재 사건" 내용입니다.
제목 오산리 대형 화재 사건
작성일 2020-06-19 14:36:01, 관리자 조회수 4 회
오산리 대형 화재 사건
 
조재언
 
필자가 보통학교(초등학교) 5학년 재학 중이었습니다. 학교 실습지에서 무를 뽑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이렌 소리와 함께 새카만 연기가 하늘높이 오산상리 상공을 뒤덮기 시작하였습니다. 담임선생님은 오산 출신 학생들은 빨리 집에 돌아가라고 하셨기에 책보를 둘러메고 오산마을에 도착하여 상황을 알아보게 되었는데 조모씨 집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마을 사람들과 소방관들이 쉴 새 없이 화재진압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화재가 일어난 이유는 연세가 많으셨던 할머니가 노환에 식음을 전폐하고 오늘내일 하고 계시는지라 많은 문안객들이 방문하게 되었는데
방문오신 문안객들을 대접하기 위해서 큰 항아리에 술을 담가 놓는 중에 노인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장례준비를 위해 뜰 복판에 천막을 치고 흙 땅인 마당에는 많은 짚을 깔고 나무 단 밑에서 전을 부치게 되었는데 불을 살피던 모씨가 술에 취해 끝에 불이 붙은 부지깽이를 사용하다가 부지깽이 끝이 부러지며 옆에 있던 나뭇단에 튀어들어 바람을 타고 나무 단에서 천막으로 불이 옮겨붙기 시작하였습니다. 천막에 불이 붙자 천막을 세운 큰 대나무 지주가 폭발하여 몸채, 행랑채, 퇴비사에 불이 옮겨붙었습니다.
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자 돌아가신 노인의 시신은 가까운 텃밭에 옮겨놓고, 큰방에서 잠이 들었던 아이는 마당으로 재빨리 구출하였습니다.
불길은 서서히 가옥 전체를 뒤덮기 시작했고 소방관이 도착했지만, 당시에는 펌프가 펌프통에 물을 부어 수동으로 작동하는 방식이라 곧바로 진화작업은 하지 못하였습니다. 출동한 소방관들은 급한 마음에 정신없이 압축대 눌러 물을 압축하는 사이에 지막리에 사는 박소방관의 새끼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도 함께 일어났습니다.
뒤늦게 화재소식을 듣고 찾아온 주재소 주임이 높은 지대에서 진화작업을 살펴본바 불길이 큰 곳에 물을 쏘지 않고 연기가 많은 쪽으로 물을 쏘고 있는 소방관에게 일본어로 말을 하였습니다. “다메다! 다메자 나이까!!”(だめだ! だめじゃないか : 틀렸어 틀리지 않았느냐!!) 하고 외치는 소리에 일본어를 모르던 소방관은 “담(담벼락)에 물을 쏘라고 하는 말인가?” 하고는 명령대로 담벼락에 물을 쏘아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광경을 본 지서주임은 한걸음에 달려 내려와 소방관의 뺨을 때렸습니다. “담에다 하라기에 담에다 물을 뿌렸는데 왜 때리는 건가?” 라며 억울해하는 소방관과 담벼락에 쏘아 허비된 물을 보며 저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습니다. 날이 저물 무렵에 화재는 진화되었고 불이 났던 집의 몸채와 행랑채, 퇴비사, 나뭇단, 천막, 이웃집 지붕 일부가 전소됐습니다. 당시 진도에서 일어난 화재 중 가장 큰 화재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