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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게시판의 "농주동이 감춘(숨긴)이야기" 내용입니다.
제목 농주동이 감춘(숨긴)이야기
작성일 2020-06-19 13:46:02, 관리자 조회수 4 회
농주동이 감춘(숨긴)이야기
 
조사: 곽재윤 구술: 박명심
 
“옛날에는 어찌나 농주를 혼나면서도 빚어 먹었는지?”
“옛날 세무서 직원이 술 뒤지러 (술단속)왔다는 이야기나 한번 해볼까?”
옆에 있던 친구도 일제 강점기 때나 해방 후에 하루가 멀다고 세무서 직원들이 단속하려 마을에 오지만 그런데도 몰래 술을 만들어 먹었다. 그땐 세무서 직원만 왔다하면 죄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던 때가 있었다.
“어서 이야기해 보게.” “이야기할게 잘 들어 보소.”
“어느 가을날 벼 타작하는 날이었어. 남자 네 사람 여자 두 사람 우리 식구 모두 합하면 여덟 명쯤 되는 일꾼들이 모여 족탁기로 탈곡을 하는데, 보통 아침 일찍부터 일을 시작하면 술(농주)을 걸러서 해장을 하고 일을 시작했거든, 얼마나 지났을까? 벼가 탈곡기에서 제법 쏟아져 마당 가운데 모아놓은 벼가 이상 많이 모아졌다. 한참 타작을 하고 있는데 웬 여자들이 아랫마을 길로 달려가면서 술 뒤지러 왔어! 술 뒤지러 왔어! 세무서 직원 왔어.” 하고 달려 내려가는 것이었다.
‘우리 집의 술동이를 어떻게 감추지? 탈 났구나. 탈 났어!’
하며 ‘먼저 술 채로 농주 거른 찌꺼기를 구정물 통에 부어 채를 말끔히 씻어 버리고 난 다음에 술동이는 어떻게 하지!’하는 순간 마당에 모아놓은 벼 더미가 눈에 띄었다. ‘옳다 됐다.’ 이제 들키면 하는 수 없고 지혜를 한번 내보자
“마당 가운데 벼 더미를 젖히세요.” 라고 급하게 말을 했다.
벼를 미래로 모으던 사람이 벼 더미를 젖혔다. “옳다 됐다, 여기에다가 술동이를 묻는 거야”하고 술동이를 벼 더미 젖힌 한가운데 내려놓은 후 얼른 벼를 모아 벼 더미를 다시 만들었다. 술동이가 벼 안에 완전히 감춰진 것이다. 이제는 들켜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고 일꾼들과 한참 탈곡을 계속 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세무서 직원이 집으로 들어왔다. “세무서에서 왔습니다.” 하고 자기소개를 하면서 부엌이나 행랑채나 곳곳마다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일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땀을 흘리면서 일을 하고 있었다.
‘자기 생각에 아마 틀림없이 술이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에서 집안을 뒤기 시작했는데 찾지를 못하니 세무서 직원은 ‘어디에 감췄는데 우리가 찾지 못하고 있지?’ 하는 눈치였다. 한참을 찾아도 못 찾으니까 “미안합니다.” 하고 나가면서도, 담을 넘어다보며, 어디에 숨겼을까? 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타작하는 일꾼 중 누가 소리를 지른다. “어서 빨리빨리 일해! 더 힘차게 기계를 디뎌!” 하며 장난기 같은 말을 한다. 한 시간 반이나 되었는가? 세무서 직원들이 다음 동네로 갔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때서야 안심이 되었다.
일꾼들은 주인아줌마 농주 감추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야. 그런 지혜가 없었더라면 술 들켜서 벌금 많이 물어야 할 것인데, 하는 이야기를 한다. 참으로 오늘 운이 좋았다. 하면서 일꾼들은 더욱 힘을 내어 탈곡하였다.
“농주 한잔 마시면 일을 더 잘할 수 있어.”
“농촌에서는 그런 때 농주가 최고였어.”
친구들 “거참 틀림없이 들킬 것인데 지혜로 위기를 넘겼구나! 참 잘했다.” 하고 한바탕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