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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게시판의 "고춧가루로 구렁이 잡다" 내용입니다.
제목 고춧가루로 구렁이 잡다
작성일 2020-06-30 15:32:14, 관리자 조회수 1 회
고춧가루로 구렁이 잡다
 
조사자: 조재언
 
필자가 초등학교 5,6학년 시절이었습니다. 고군면 오산상리에 살던 박모씨가 구렁이 한 마리를 마을 밖으로 가지고 나와서 언덕 밑에서 태우고 있는 것을 본 저는 박모씨에게 연유를 물어 보았는데 박모씨에게는 키우는 닭이 있어서 매일 달걀을 낳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달걀을 가지러 가보면 투색한 밑알만이 남아 있어서 이를 이상하게 여긴 박모씨는 큰방에 앉아서 창문으로 닭장을 계속 관찰하던 도중 닭이 우리에서 내려오자마자 처마 끝자락에서 새카만 목나무 같은 것이 재빨리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그것을 본 박모씨는 그동안 달걀을 훔쳐 먹은 건 틀림없이 구렁이의 소행이라 생각하였습니다.
구렁이를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생각하던 박모씨는 생각 끝에 달걀 수집통에서 외부가 제일 깨끗한 달걀 한 개에 작은 구멍을 내어 알맹이는 먹고 난 뒤 달걀껍데기 안에 고춧가루를 집어넣고 한지로 구멍을 막은 후에 둥지에 있던 밑알과 바꿔놓고 다음날을 기다렸습니다. 정오쯤 되자 암탉이 둥지에 오르는 것을 예의주시하며 살폈는데 암탉이 울며 날아 내리자 박모씨는 둥지 안을 살펴보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고춧가루를 넣어놨던 달걀이 사라져있었습니다. 약 20분정도 지났을 무렵에 느닷없이 노란구렁이가 마당에 떨어져 방향감각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마당을 계속 헤매고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구렁이의 뱃속에서 고춧가루가 퍼지면서 화가 생겨 견디지 못해서일 겁니다. 구렁이를 잡고 난 뒤에 구렁이의 알도 발견했는데 꿩 알보다 작고 색깔은 흰색이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박모씨는 구렁이의 알만 자루에 담아두고 구렁이는 태워 버렸습니다.
민간요법에서 구렁이의 알은 편도선염에 특효약이 된다고 합니다. 당시에 현장을 직접 목격한 사람은 4~5명이었으나 현재는 필자만이 생존해 있는 증인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