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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게시판의 "구렁이도 三日葬(삼일장)을 치루나" 내용입니다.
제목 구렁이도 三日葬(삼일장)을 치루나
작성일 2020-06-30 15:24:04, 관리자 조회수 1 회
구렁이도 三日葬(삼일장)을 치루나
 
조재언
 
때는 필자가 9세 지금으로부터 80년 전의 일입니다. 농촌의 집은 대부분이 초가지붕이었는데 당시에 고가일수록 참새가 들끓어 요란한 새소리 때문에 낮은 목소리로 대화하기가 힘들 정도였습니다. 어느 날 저보다 몇 살 많았던 형 집에 모여 있을 때 고용인이 “오후엔 무슨 일을 할까요?”라고 물어보자 “다른 일을 멈추고 사다리를 놓고 새집을 청소하고 구멍을 전부 막아버리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고용인은 큰 구멍이 보이는 새집을 겨냥하여 사다리에 올라가 구멍에 팔을 집어넣었는데, 놀랍게도 손에 커다란 노랑 구렁이가 잡혀 깜짝 놀란 나머지 구렁이를 세차게 마당에 내던졌습니다. 바닥에 던져진 구렁이를 형과 제가 목나무로 두, 세 번 때리니 꿈틀거리던 움직임을 이내 멈췄습니다.
구렁이를 마당 가운데에서 보릿짚을 태워 익히니 그 냄새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사방으로 번지고 연기가 이웃집을 덮게 되어서 이웃집 어르신 한 분이 놀라서 달려오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 하시며 물끄러미 보시더니 “너희가 큰일을 저질렀구나!”라고 말씀하시며 “구렁이를 빨리 가지고 나가서 냇가에 버리고 오너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르신의 말씀을 듣고 저와 형은 똬리를 틀고 있는 구렁이를 막대에 꿰어서 집밖으로 나가 냇가에 버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집 주변 돌담위에 여러 마리의 구렁이가 발견되었고 다음 날엔 집안 틈사귀와 문설주 위를 자세히 보니 사방천지가 구렁이 소굴 이였습니다. 구렁이를 냇가에 버린 뒤 3일째 오전까지 구렁이들은 여기저기 있었지만 4일째에는 그 많던 구렁이들은 거짓말처럼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구렁이가 여러 마리 모여 있던 모습은 구렁이의 친척들이 모여 서로 논의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필자는 그때 동네에 모든 구렁이가 모였다고 생각이 되며 ‘구렁이들도 서로 연락망이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때의 일은 너무나 신기하고 의문스러워서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는 사실입니다.